애플이 지금도 노치를 고집하고 있는 이유

애플은 2017년, 아이폰X를 발표하며 깜짝스러운 디자인을 공개하였습니다. 바로 화면의 베젤을 얇게 하고 위쪽에 카메라랑 수화부만 남겨둔 디자인, 즉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폰X를 발표하며 세계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애플의 발표 후 여러 사람들은 M자 탈모라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에서는 이 노치를 저격하는 광고도 냈습니다. 그 후 4년, 애플은 노치 사이즈를 줄이긴 했지만 노치를 아직도 고집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왜 노치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노치를 제거하기에는 기술적인 한계

사실 노치에는 우리가 보기에는 검은색으로 보이지만 이 아래에는 수 많은 센서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당장 우리가 많이쓰는 Face ID센서, 통화할때 쓰는 수화부, 전면카메라 등등 매우 많은 센서들이 있는데 이 센서들을 노치 없이 넣으면 더러워보이고 환공포증 느낌까지 납니다. 그래서 검은색 묶음으로 숨긴 것입니다.

 

조도센서같은 간단한 센서들은 OLED의 특성을 활용하여 디스플레이 아래로 충분히 숨길 수 있습니다. 당장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들도 조도센서를 모두 디스플레이 아래에 넣어 디스플레이에 카메라만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애플 아이폰의 메인 기능인 페이스 아이디는 적외선과 카메라, 3D센서 등등 여러 센서들을 필요로 하고 이 센서들을 디스플레이 아래로 집어넣기 어렵기 때문에 노치 위에 두고 있습니다.

 

물론 애플이 페이스 아이디를 포기한다면 이 부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2017년부터 페이스 아이디를 아이폰의 주력 기능으로 밀고 있고, 아이패드 시리즈에도 지문인식 대신 적용된 만큼 애플은 페이스 아이디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여러 센서들을 디스플레이 아래로 숨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노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UDC(Under Display Camera-디스플레이 아래로 카메라를 넣는 기술)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최근 갤럭시 Z 폴드 3에서 이 UDC가 적용 된 만큼 곧 페이스 아이디의 센서들도 디스플레이 아래로 집어 넣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치를 적용하면서까지 페이스 아이디를 고집하는 이유 

애플이 지금 페이스 아이디를 지속적으로 밀고,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하는 현 상황에서 마스크를 낀 채로 페이스 아이디가 인식이 안되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아이폰에 터치 아이디를 안넣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과도 깊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서는 메타버스와 가상현실(VR), 그리고 증강현실(AR)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증강현실은 실제로는 안보이지만 디스플레이를 통하여 보면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애플이 아이폰12 프로, 아이패드 프로 4세대부터 탑재하기 시작한 라이다 센서가 증강현실을 사용한 기술의 중심입니다. 라이다 센서를 이용해 주변을 스캔하여 3D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라이다 센서로 공간을 인식해 가상으로 물건을 두거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VR(가상현실)도 있는데, 가상현실은 우리가 많이 보는 오큘러스 퀘스트같은 기기들로 실제가 아닌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거기에서 놀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합친 것이 바로 융합현실(MR)입니다. 

 

이 MR, 융합현실이 4차 산업혁명에 중심이 될 수 있기에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같은 초대형 기업들이 여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당장 마이크로소프트도 홀로렌즈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MR. 융합현실에서 이제 내 얼굴을 본딴 가상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요? 융합 현실이니만큼 어디에서 봐도 내 얼굴이도록 3D로 얼굴을 따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 카메라로는 360도를 돌려야 겨우 3D로 만들 수 있지만 페이스 아이디의 경우는 수 만개의 점을 내 얼굴에 뿌려서 스캔하는 방식이니 만큼 손쉽게 3D로 내 얼굴을 딸 수 있습니다. 그 기술을 활용한 것이 바로 미모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페이스 아이디 기술이 미래의 융합 현실에서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기에 애플이 이 기술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밀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폰의 아이덴티티가 된 노치 디스플레이

또한 벌써 아이폰의 아이덴티티가 노치 디스플레이가 된 탓도 있습니다. 이 노치 디스플레이는 처음 적용된 이후로 지속적인 화제를 낳으며, 아이폰 = 노치 디스플레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준 탓입니다. 그래서 아이폰하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디스플레이인 만큼 노치 디스플레이가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페이스 아이디 전에는 아이폰의 아이덴티티라고 한다면 동그란 원형 홈버튼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은 소프트키를 사용하거나 둥근 사각형의 긴 홈버튼이었지만, 아이폰은 동그란 홈버튼 하나만 있는 형태로 소비자들 머리에 각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아이폰의 아이덴티티였던 것이 동그란 홈버튼에서 노치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14, 노치가 사라질까?

폰아레나에 의하면 아이폰14에서 노치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폰아레나에서 입수한 사진에 따르면 아이폰14에서 윗부분이 기존의 노치에서 벗어나 알약 모양의 펀치홀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폰14에서 노치 모양이 저렇게 나온다면 애플이 5년간 아이폰에 적용된 노치 디자인의 대한 혹평을 듣고 개선 한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저렇게 나온다면 기존 노치에 비해 크기가 매우 줄어든 만큼 양 옆으로 더욱 많은 정보들을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